공지사항

축구계에 펠레의 저주가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손학규의 징크스가 유명하다. 손학규가 중요한 발표를 할 때면 항상 초대형 사건이 터져 묻혀 버리는 징크스가 손 대표를 따라다니고 있다. 이 말은 뒤집어 생각하면 손학규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선택을 많이 했으며 그의 주장과 선택은 명분이 약했다는 것 일수도 있다.

 

 

그동안 유약하다는 평을 들었던 손학규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결단력 있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다. 유승민과 안철수가 대주주인 바른미래당에서 쫓겨나면 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을 직감하고 있기에 버티기에 돌입한 것이다. 

 

유승민 계와 안철수계가 연합하여 취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손학규 대표를 생매장시키려는 이번 시도는 사실 명분이 많이 약하다. 지난 바른미래당 경선은 유승민과 안철수 두 사람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당을 이끌어야 할 시기였지만 두 사람이 서로 신뢰하지 않기에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쫒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선택한 결과가 임시직 바지 사장 손학규였다. 내 손에 피는 묻히기 싫고 남이 고생한 후 상이 차려지면 숟가락만 들려고 했던 선택이 손학규였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손학규를 대표로 옹립 해 놓고도 이제는 개 쫒듯이 정치 선배 손학규를 구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학규, 유승민, 안철수는 서울대 선후배 동문 관계이지만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도 볼 수 없는 이전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손학규 정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비참한 홀대를 후배들에게 받고 있다.

 

유승민은 대학 강연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에 대해서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 원래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안철수가 진보 진영 민주당에 위장 취업하여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시도는 문재인에 의해 실패로 끝났으며, 제3 지대로 한 대권 도전도 국민의당 소멸로 끝을 맺었다. 안철수의 다음 도전(?)을 예상해 보면 마지막으로 갈 곳은 자유한국당이다. 결국 유승민과 안철수의 현재 공통분모는 자유한국당 입당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 지형으로 2020년 4월 15일 총선이 치러진다면 민주당 압승이 예상되기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선 승리에 목을 맬 것이다. 민주당 압승 저지를 위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로 당을 해산한 후 새로운 당명 아래 헤쳐 모이는 것이다.

 

유승민과 안철수는 명분상 그리고 세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개별적으로 자한당에 입당하는 것은 공멸이기에 무조건 당대당 통합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함께 했던 이언주 철새는 이미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자유한국당 입당 시기를 저울 중인 듯하며 당대당 통합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 별 짓을 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과 안철수가 전면에 나서서 손학규 축출을 시도하는 모습은 그들의 정치적 미래에 안 좋은 영향이 있기에 하수인 겸 대리인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를 내세워서 개판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른미래당이 존속하는한 자유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승민과 안철수가 미래로 가는 길 목에 손학규가 떡하니 서 있는 상황이 현재의 바른미래당 개싸움의 시작과 끝이다.

 

손학규는 이미 큰 결심을 한 듯하다. 바른미래당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안철수와 유승민이 그를 쫒아 낼 방법이 없으며 그리고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면 손학규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는 다양하며, 가짜 보수들의 야합을 막았다는 명분까지 있기에 끝까지 당 대표 자리를 사수할 것이다. 

 

 

유승민과 안철수의 손학규 축출 시도는 실패로 끝날 것이다. 그 이유는 손학규가 지금 바른미래당에서 축출되면 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 이력에도 큰 오점을 남기기에 결사 항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한 집안 가장으로서 손학규의 인생 마지막 정치가 시작된 것이다.